사촌끼리는 결혼할 수 있을까요? 실제로 검색되는 질문들을 보면 이런 궁금증이 꽤 자주 나와요. "드라마에서 봤는데 진짜 되는 거야?", "먼 친척이면 괜찮은 거 아니야?" 같은 질문들인데, 사실 이건 느낌이나 관습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나라 민법에 명확한 기준이 정해져 있는 법률 문제예요.
기준이 되는 조항은 민법 제809조 제1항이에요. "8촌 이내의 혈족 사이에서는 혼인하지 못한다"고 못 박아두고 있어요. 여기서 말하는 혈족은 친가와 외가를 가리지 않아요 — 아버지 쪽이든 어머니 쪽이든 피가 이어진 관계라면 똑같이 8촌 이내인지를 따져요.
그럼 사촌은 몇 촌일까요? 정답은 4촌이에요(걸음 수로 촌수를 세는 원리가 궁금하다면 아래 링크를 참고해보세요). 이종사촌, 외종사촌, 고종사촌도 어머니나 고모 쪽으로 방향만 다를 뿐 전부 4촌으로 계산돼요. 4촌은 법이 정한 8촌 한도의 절반밖에 안 되는 가까운 거리라서, 사촌끼리의 혼인은 애매한 경계선이 아니라 금지 범위 한가운데에 확실히 들어가요.
조금 더 먼 친척이라고 해도 안심할 수 없어요. 아버지의 사촌 형제, 흔히 "5촌 아저씨"라고 부르는 당숙도 여전히 8촌 이내 혈족이라 마찬가지로 혼인이 금지돼요. 실제로 4촌부터 8촌까지 상당히 넓은 범위가 전부 이 조항의 적용을 받기 때문에, "사돈의 8촌"처럼 관용적으로 쓰는 먼 친척 표현과는 별개로, 법이 실제로 가로막는 혈족 범위는 생각보다 넓다고 보면 돼요.
그럼 이 기준을 어기고 혼인신고를 하면 어떻게 될까요? 8촌 이내 혈족 사이의 혼인은 무효예요(민법 제815조). 취소해야 없어지는 게 아니라, 법적으로는 처음부터 혼인한 적이 없는 것으로 취급된다는 뜻이에요. 반면 6촌 이내 혈족의 배우자나 배우자 쪽 4촌 이내 혈족처럼 혈연이 아니라 결혼으로 이어진 인척 관계를 어긴 혼인은 다르게 처리돼요 — 이런 경우는 무효가 아니라 법원에 취소를 청구할 수 있는 취소사유(민법 제816조)에 그쳐서, 취소되기 전까지는 혼인으로서 효력을 유지해요.
결국 정리하면, 사촌·이종사촌·외종사촌·고종사촌은 전부 4촌으로 8촌이라는 한도 안에 확실히 들어가는 혈족이라 법적으로 혼인이 성립할 수 없고, 이는 무효 사유예요. 촌수를 세는 원리 자체가 궁금하다면, 걸음 수로 촌수를 계산하는 방법을 다룬 글에서 기본 원리를 먼저 확인해보는 것도 도움이 돼요.
